영화 '청설: 우리 여름' - 사랑과 청각 장애의 경계를 넘다
2024년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영화 '청설: 우리 여름'은 대만 영화 '청설(Hear Me)'의 리메이크작으로, 청각 장애와 사랑의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리메이크작의 영문 제목은 원작과 동일한 'Hear Me'를 유지하면서도, 계절적 감성을 더한 'Our Summer'라는 부제를 추가하여 청춘의 설렘을 강조합니다. 원작을 재해석해낸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순수하면서도 진솔한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새롭게 각색된 캐릭터와 설정
영화는 원작과 차별화된 요소들을 다양하게 포함하고 있습니다. 원작에서 청각 장애인인 여동생을 보살피는 인물은 '여름'(노윤서)으로, 리메이크작에서는 여름이 청각 장애인 수영선수로 등장하고, 그를 보살피는 언니가 되어 이야기의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여름과 용준(홍경) 사이의 서툴고 순수한 사랑은 영화의 주된 감동 포인트로, 용준이 수화로 소통하려고 노력하며 '여름'에게 다가가면서 두 사람 사이의 특별한 관계가 더욱 드라마틱하게 펼쳐집니다.
부모 모두가 농인인 여주인공 설정
리메이크 영화는 또 다른 중요한 차이점으로 여름의 부모 역시 모두 농인인 설정을 추가했습니다. 이로 인해 여름은 비장애인과 농인 부모 사이에서 자란 원작의 캐릭터와는 달리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s)로서, 청각 장애가 가족 전체에 걸쳐 있는 상황에서 더 깊이 있게 스토리를 전개합니다. 이러한 설정은 여름이 겪는 다양한 감정과 고충을 더욱 입체적으로 담아내어 청각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느끼는 일상적인 문제와 사랑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데 기여합니다.
사운드와 감각의 조화 - 새로운 연출
원작 영화에서는 수화 장면에서 배경음과 음악을 최소화하여 침묵의 느낌을 살린 반면, 청설: 우리 여름에서는 청각 장애인인 여름의 세계를 음악과 사운드 스케이프를 통해 더욱 풍성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화 장면에서는 여름의 감정 변화를 음악적으로 표현하는 장면이 많아져 관객들이 시청각을 통해 인물의 내면에 더욱 몰입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감독 조선호는 청각 장애인들이 클럽에서 사람들의 표정과 리듬감을 통해 음악을 느낀다는 실제 경험담을 반영해 클럽 장면을 삽입했으며, 이 장면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주연 배우들의 열정적인 준비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주연 배우들은 각자 철저한 준비를 거쳤습니다. 여름 역을 맡은 노윤서는 청각 장애인을 연기하기 위해 수어와 수영을 배우는 등 역할에 몰입했습니다. 특히 수영선수에 적합한 체형을 만들기 위해 식단을 조절하고 체력을 기르는 훈련을 소화해, 수영선수로서의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표현하고자 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용준 역의 홍경 역시 원작 리메이크라는 점에서 처음에는 부담을 느꼈으나, 캐릭터의 순수함과 진정성에 매료되어 작품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홍경과 노윤서의 연기 호흡은 특히 관객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고 있는데, 두 배우의 첫 만남 장면에서 느껴지는 설렘과 솔직함이 영화의 서사를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섬세한 연출과 몰입감 넘치는 예고편
리메이크작 청설: 우리 여름의 예고편은 공개 직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폐쇄 자막(CC)을 지원하여 청각 장애인 관객들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도록 한 점이 이례적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한국 영화 예고편이 단순 대사 자막만을 제공하는 것에 비해, 이 영화는 한국어 자막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영화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게 배려했습니다.
따뜻한 메시지를 담은 새로운 해석
노윤서는 이 영화에 대해 "원작은 코믹하고 발랄하지만, 리메이크작은 서정적이고 인물들의 서사를 더 깊이 있게 담아냈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영화 청설: 우리 여름은 밝고 코믹한 장면보다는 각 캐릭터의 심리와 감정을 진지하게 탐구하고, 청각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도록 연출되었습니다.
결론: 청각 장애와 사랑의 감동적인 이야기
영화 청설: 우리 여름은 청각 장애를 가진 이들과 그들의 사랑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원작과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합니다. 원작의 팬뿐 아니라 새로운 관객들까지도 충분히 매료시킬 수 있는 요소가 가득하며, 영화가 전달하는 따뜻한 메시지와 여운은 관객들의 마음에 오랫동안 남을 것입니다. 삶의 경계를 뛰어넘는 사랑의 이야기를 통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 영화는, 사랑이란 결국 어떤 상황에서도 느낄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순수한 감정임을 다시금 깨닫게 해줍니다.